시와 산문 감상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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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김장독/이재관2020-08-31 16:41
작성자 Level 10

김장독/이재관


 
김장독 헹구어 엎어놓기 전에
머리를 푹 박고 소리쳐보니
아, 어~
비었으나

 
내 힘으론 가누기 힘든 질감(質感)
말 없는 식구로 창가에 앉아 있다.
 

무시로 네 안에 드나들며
진짜 내 소리,
짜릿한 속맛을 더듬을 수 있다면.
 

둥글고 깊어
너 아니면 되는 일이 아닐 것이다.

 

 

내 속에  나를 넣고 소리를 질러보면 무슨 소리가 울려 나올까?
세상이 내 속에서 소리를 지르면 내 소리가 울려 나올까?
나를 밝히는 소리 하나. 나를 깨닫게 하는 소리 하나.
비움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무던히 앉아 모난 곳을 덜어내고 내가 나를 찾는 소리.

시인이 들려주는 장독의 소리가
내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귀에서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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