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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바다에서/안현근2022-05-27 16:53
작성자 Level 10


바다에서

안현근


나는 바다에서 탈출하는 꿈을 꾼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바다에 도착하여
온갖 잡것들과 뒤섞여
이리저리 무리를 지어 휘둘리다가
나갈 곳 없어 몰려 다니다가
이 대륙 저 대륙 벽에 부딪혀
더 이상 탈출할 곳이 없어 절망하다가

땅으로 스미지도 않고
고기에게 먹히지도 않고
저 쓰레기 오물들에서 탈출하기만을 꿈꾼다.

용을 타고 하늘로 올라 가지도 못하고
연어의 뱃속에서 계곡으로 올라 가지도 못하고
그래요
햇빛 밝고 뜨거운 날
나는 바다 위에서 춤을 추다가
아무의 눈에도 띄지 않게 하늘로 올라 갈 것이요.

당신은 알 것이요.
새털 구름 날아 가면
내가 왔다고 쳐다 보아 주세요.
먹장구름이 천둥을 이끌고 찾아 오면
저 녀석 왔구나 생각해 주세요.
찬바람 심할 때 콜록콜록 흰눈이 날리면
저 한심한 시를 쓴다는 놈 찾아 왔구나 생각하세요.

나는 오늘도 밤이고 낮이고
바다에서 탈출하는 꿈을 꿉니다.


이슬이 눈물처럼 맺히고
안개가 부스스 새벽 아버지처럼 움직이면
당신 보고싶어 그 먼 바다를 탈출해 찾아온
나약해 빠지고 눈물 많은
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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