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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들꽃 / 김중영 2020-08-31 16:38
작성자 Level 10

들꽃 / 김중영

 


봄이 나를 걷게 한다
 

말이 있어 말이 없고
노래 없어 노래가 있다
 

찬바람에 가려진 가슴
 

바람이 길을 만든다
바람을 업고 가는 길을 만든다
 

침묵이 남긴 기다림
 

거기에
바로 거기
낙엽을 안고 떠난 빈자리에
흙 향기
빛이 되어 태어난 들꽃이 있다

 

봄에 피는 꽃은 봄에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다.
지난가을 꽃씨를 머금고 긴 겨울 침묵 속에서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하면서 긴 기다림을
연 초록의 들판으로 가꾸었기 때문이다.

꽃 속에는 숭고한 기다림 느긋한 아름다움이 들어있다
꽃길을 걸어보라 소곤소곤
저마다 간직한 지난가을 겨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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