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좋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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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어느날의 창세기-고정희 2020-11-27 17:15:51
작성자 Level 10

고정희 - 어느날의 창세기



해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지지 않는 것은
너그러움일 거야
강물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거스르지 않는 것은
너그러움일 거야
산들이 마을로 무너지지 않는 것은
너그러움일 거야
나무들이 뿌리를 창궁으로 치켜들지 않는 것은
너그러움일 거야
생명 있는 것들의 너그러움
부드러운 흙가슴의 너그러움
공기의 너그러움
천체 운행의 너그러움일 거야
별들이 저마다 주어진 길을 돌고
바람이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우듯
핏물이 밥사발에 범람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너그러움일 거야
세계인의 신음소리가 하늘을 덮지 않는 것은
일말의 너그러움일 거야
돌들이 일어나 소리치지 않는 것은
너그러움일 거야
어머니가 방생한 너그러움
임신한 여자가 담보 잡힌
너그러움일 거야
등뼈를 쓰다듬는 너그러움
살기를 풀어내는 너그러움
아아 우주의
너·그·러·움·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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