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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난 괜찮아 - 장석주2022-06-17 16:19
작성자 Level 10

새벽이 되어도 넌 잠들지 못한다

밤나무 숲의 하늘 위로

일찍 잠 깬 새들이 이슬을 털며 날아간다

 

네가 잠들지 못한 것

네 안에서 화석이 되어버린 그 기억 때문이다

누구도 비밀의 무게를

함께 나누지는 못한다는 걸 알지만

내가 아무 위로도 되지 못한다는 게 괴로웠다

 

저녁이 되면 너는 씩씩하게

울혈된 목청으로 떨림이 많은 노래를 하거나

나무 아래에서 그늘 밑의 이끼들아, 라고

시작되는 긴 편지를 쓰곤 했다

 

네 자리는 지금 비어 있다

네가 떠난 그 자리엔

천 년을 마르지 않을 강물이 흐른다

청과일처럼 싱싱한 보름달을 안고 강물이 흐른다

어두운 길에 소나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는데도

너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네가 읽던 책들이 뒹굴고 있는

빈자리가 내게 속삭인다

 

난 괜찮아

정말 괜찮아